아케이드 사양의 beatmania iidx infinitas 환경 만들기

최근들어 Beatmania IIDX 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가정용인 Infinitas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기왕 집에서 하게 되는 김에 게임장과 최대한 환경을 만들어 집과 게임장의 느낌 차이를 최대한 적게 하는 쪽으로 환경 구축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이번에는 그런 환경을 구축한 과정에서 사용한 기기들과 장비들 등에 관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컨트롤러

집에서 인피니타스를 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살 것은? 하면 떠오르는 것. 선택지는 의외로 꽤 많은 듯 하다.

코나미에서 공식으로 낸 컨트롤러가 있다. 종류는 세 종류가 있는데 셋 다 그렇게 좋은 말은 못 듣고 있는 듯 하다. 엔트리 모델이전의 박힘콘과 같은 사양이라 박힘 등의 개선은 전혀 기대할 수 없고, 프리미엄 모델은 스크래치 사이즈가 여전히 아케이드보다 훨씬 작으며 마감이 그렇게 좋지 않고, 프로페셔널 모델은 8만엔(약 84만원) 이라는 산으로 간 가격이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모두 기간한정 판매를 하고 있고, 재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확히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셋 다 플레이스테이션2용 단자가 없어, 인피니타스와 동시에 가정용 구작을 즐기려고 했던 나에게도 큰 감점요소이다.

가장 싼 선택지는 일반 PS2용 가정용 컨트롤러(통칭 박힘콘)을 사서 컨버터를 끼우는 것이다. 국내에도 물량이 조금 풀려있기 떄문에 발품을 조금만 팔면 구할 수 있고, 일본 옥션 등지에서도 간간히 물건이 저렴하게 나오기 떄문에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별명이 말하듯 키감이 좋지 않고 자주 박히는 멤브레인 식이기 때문에 기각. 이전의 플레이 경험을 생각하면 변환 어댑터에서 딜레이도 심각했다.

다음으로는 신형 뮤즈온이 있다. 일단 가지고 있는데, 스크래치 크기는 여전히 조금 작고 단순 플라스틱이라서 약간 미끄러지는 경향이 있으나, 버튼 아케이드용 스위치를 채용하고 있고, 분해하여 스위치를 교환하는 것도 쉽다. 특히 공식적으로 내부 버튼의 대응 키를 바꿀 수 있는 Tripple Mapper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bms 등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S2 단자도 있어서 PS2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아케이드 사양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점이 아쉽지만, 꽤 훌륭한 차선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방향을 뒤집어서 2P으로 쓰고 있다. (주력은 1P이므로)

역시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건 PHOENIXWAN이 아닐까 싶다. 따오콘 등을 만들었던 회사 gamo2에서 제작한 컨트롤러인데, 여전히 이 사이트에서는 이전에 팔던 컨트롤러도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의 주력상품은 이쪽인 것 같다. 세대가 많이 지나면서 이제는 케이블도 분리형으로 바뀌는 등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나는 이 개편된 제품이 나오기 전에 구매했다. 일단 기본적인 특징이라면 자유로운 1p/2p 전환, 세세하게 컨트롤 가능한 조명, 아케이드와 동일 사양의 턴테이블 및 버튼 크기와 간격 등인 것 같다. PS2용 단자가 따로 있어서 구작 가정용을 돌릴 수 있는것도 추가 점수. 물론 가격은 좀 나가는 편이다.

실제 내가 구입한 내역

기본 사양에서 산와 버튼 변경, LED 전체 흰색으로 변경하면 397달러이다. 스위치는 옴론 스위치를 한국에서 따로 구해다 교체했다. 여기에 배송비 58달러가 추가로 붙어 456달러를 냈다. 대략 54만 5천원 정도.

품질에 대해서는… 구태여 말할 필요는 크게 없을 것 같다. 100% 만족스럽냐 하면 그건 아니긴 한데 이거만한 컨트롤러를 어디서 또 구할 수 있나 싶다. 유일한 불만이라면 이제 스크래치의 재질이 일반적인 EMP재질이 아니라 약간 먼지 되게 잘 묻는, 그런 실리콘 같은 재질인데 아케이드랑 묘하게 감각이 다르다.

모니터

보통 가정에서는 20인치 후반에서 30인치 초반대의 모니터를 쓰는데, 게임장에서 사용하는 모니터는 못해도 40인치는 되는 녀석이다. 디럭스 기체는 기기마다 모니터가 다르지만(게임장별로 개조도 해두었고) 대부분 40인치대 전후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라이트닝 모델은 42인치이다.

또한, 인피니타스는 120Hz를 지원하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모니터는 42인치의 120Hz 이상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라이트닝 기체에 들어가는 모니터는 여러가지로 수소문해본 결과 일반적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기업에게만 판매하는 녀석이라고 한다. 프레임도 딱히 없이 패널만 판매해서 어떻게 구하더라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

결국 일반 판매중인 제품에서 이에 가장 근접한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데, 의외로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다. 왜냐? 애초에 종류가 얼마 없기 때문…

다나와에서 40~43인치, UHD, 120~140Hz로 조건을 걸었을 때 나오는 결과

다나와에서 40인치 인근의 144Hz를 지원하는 모니터를 검색하면 딱 세 개 나온다. 기가바이트 AORUS 것 하나, 와 ASUS ROG 두개. 다른 모니터들도 있긴 한데 16:9 비율이 아니다.

여기서 가격 등을 고려해서 AORUS FV43U로 결정. 인피니타스 이외의 실생활 용도까지 생각하면 좀 더 따질게 많겠지만, 그냥 둘 중에 싼걸로 샀다.

그리고 안그래도 모니터가 비싼데 43인치에 4K면 ppi로 봤을 때 일반 작업용으로도 문제 없을 것 같아서 이걸로 아예 내 주력 모니터를 갈아치우고 나머지 모든 모니터는 처분했다.

책상

갑자기 뜬금없이 책상이 나와서 무슨 이야긴가 할텐데 의외로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돈은 덜 들었지만 이번 환경 구축에서 제일 나를 힘들게 한게 바로 이것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책상 위에다 위에서 산 모니터를 갖다놓고 컨트롤러를 앞에 두고 플레이를 하려고 하면 굉장히 컨트롤러가 높게 있고 모니터가 낮아서 상당히 불편하기 때문이다. 오락실에서의 자세를 생각해보면 팔을 거의 수직으로 내리고, 그마저도 낮아서 무릎을 살짝 굽히거나 다리를 벌려서 게임을 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처음에 생각했던 방법은 컴퓨터 책상보다 약간 낮은 책상을 하나 구입해서 거기에 컨트롤러를 올리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가장 싼 방법이다. 다른거 다 필요없이 보조책상 하나만 사면 되니까.

그런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요소가 하나 있는데 바로 컨트롤러 자체의 두께다. 피닉스완 자체의 두께만 이미 8cm정도 된다. 약간 타협해서 아케이드처럼 완전히 팔을 뻗진 못해도 적당히 무릎 위에 놓는다고 가정해보자. 키를 180cm으로 가정했을 때 의자에 앉은 다음 바닥부터 무릎까지의 높이는 대략 55cm정도이다. 당장 컨트롤러의 버튼이 이 무릎 위치에 있어도 아케이드보다 살짝 높은데, 여기에 컨트롤러 높이 8cm을 더하면 이미 63cm이다. 물론 일반적인 책상 높이 70cm에 8cm을 추가로 끼얹은 것보다는 15cm씩이나 낮긴 한데, 여전히 높은게 사실이다. 무리해서 더 낮추려고 하면 내가 더 내려가야 하는데, 그러면 앉은키를 무리하게 낮추기 위해 자세가 굉장히 불편해지거나, 모니터가 오히려 너무 높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즉 앉은 상태에서 아케이드 사양의 게임 환경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방법이 있긴 하다. 벌받듯이 무릎으로 앉는 자세 (발등부터 종아리가 바닥에 닿고 무릎을 90도로 세우는 자세)를 하면 되는데, 어… 이렇게까지 게임을 하고 싶진 않았다. 차라리 서서 하고 말지…

그래서 서서 하는 환경으로 구축하는 것은 쉽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모니터와 컨트롤러가 둘 다 위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

라이트닝 기체의 사양을 정리해놓은 사이트가 있어서 봤는데, 우리가 밟고 올라가는 스테이지에서부터 버튼까지의 높이가 90cm, 다시 여기에서 42인치 모니터의 가장 밑부분까지 24cm이다. 참고로 보통 우리가 집에서 쓰는 책상은 높이가 70cm 정도 된다.적어도 40cm는 더 올려줘야 한다.

가장 먼저 앉은자세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 샀던 보조책상이 높이를 최대 89cm까지 올릴 수 있어서 최대한으로 올렸다. 여기에 컨트롤러의 높이 8cm을 더하면 높이는 97cm이 된다. 평소에도 무릎을 약간 굽혔으므로 컨트롤러 높이는 해결. 컨트롤러에서 모니터 패널 바닥까지 사이의 높이는 24cm로 고정되어야 하므로 바닥으로부터 121cm까지 올려야 한다.

만약 내가 AORUS 제품이 아니라 ROG 모니터를 샀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조금 더 쉬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니터 받침대가 중앙에 하나만 있어서, 요즘 많이들 나오는 책상 위에 얹어서 사용하는 스탠딩 데스크 제품들을 사면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AORUS는 모니터 받침대가 가운데에 있지 않고, 양옆으로 다리가 있는 방식이라 요구되는 너비가 매우 길다. 시중에 있는 스탠딩 데스크 중에서 AORUS FV43U의 97cm 폭을 감당할 수 있는 녀석은 없었다.

가장 쉽지만 돈이 많이 드는 방법: 전동책상을 산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 무지성으로 이걸 사면 해결된다. 데스커의 모션데스크가 최대 113cm까지 올라가고, 내가 산 AORUS FV43U의 스탠드 높이가 7cm정도니까 높이가 1cm 이내의 오차로 맞는다. 유일한 단점은 이 책상이 80만원이라는 점이다.

물론.. 데스커라는 브랜드를 포기하면 좀 저렴이한 친구도 있다. 대신 폭이 120cm으로 고정이고(모니터만 폭이 100cm이다) 많이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라서 개인적으로는 살 생각이 없다.

그런데 모니터에만 벌써 130만원을 쓴 데다가, 책상을 없다가 사는 것도 아니고 멀쩡한 책상을 다시 중고로 팔고 다시 들이는 번거로움을 감당하는 것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아마 전동책상은 이사가거나 할 때 시도하지 않을까.

그래서 대용으로 생각한게 책상은 그대로 두고 모니터암을 사용하는 것이다.

FV43U의 모니터는 스탠드 빼고 본체만 따지면 약 10kg. 시중에서 파는 고중량 모니터암은 대부분 15kg까지 지원하니 무게에는 문제가 없다. 높이만 보면 된다.

검색해본것들 중에 가장 높이가 많이 올라가는 것은 루나랩의 헤비 싱글 모니터암.

계산을 위해 그린 도면. (단위: mm)

바닥 기준으로 모니터암 높이가 65.8cm까지 올라간다(vesa 홀 중심 기준). 모니터 쪽의 vesa홀의 중심이 모니터의 중심에 있고, 상단 베젤이 1cm이라는 가정을 하면 모니터 높이 58.6cm, 내부 패널 높이 52.9cm을 vesa 홀 중심으로부터 패널 바닥까지의 높이는 24.6cm, 따라서 바닥에서부터 패널 바닥까지 약 41.2cm, 책상의 높이인 72cm을 감안하면 대략 113cm정도까지 올라간다. 8cm정도 차이. 일단 40cm차이에서 많이 좁히기도 했고, 이것 아니면 모션데스크밖에 답이 없었기 때문에 여기서 만족하기로 했다.

완성(일단은)

1P싱글 기준으로, 방송용 노트북을 같이 세팅하고 찍은 사진

위의 온갖 계산과 자금 투입 덕택에 나름 만족스러운 인피니타스 환경이 만들어졌다. 나중에 책상만 모션데스크로 바꾸면 나머지 8cm의 차이까지 줄여서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것은 조금 더 장기적인 목표로 삼기로 하고, 일단은 여기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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